
호숫가 살인사건/네이버검색
목요일, 인터뷰를 본 후 앉은자리에서 바로 퇴짜를 맞았다.
생각해보면 얼토당토않은 희망사항이었고 꿈일 뿐이었는데, 돌아오면서 내 자신의 어리석음에 치가 떨렸다. 돌아와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방에 틀어박혀 잠을 잤다. 다음날, 금요일도 그렇게 공으로 보내려다가, 아, 이러면 안되겠구나 싶었다.
이상한 위기감 같은 것을 느끼고 무작정 걷고 걸었다. 어느새 전철역 두 개 거리를 지나 시립도서관에 도착했다. 무작정 대출실로 들어가 눈에 보이는 책 두 권을 집어들었다. 하나는 얼마 전에 읽다 만 [파이 이야기]였고, 나머지 하나가 이 책이었다.
내가 최초로 읽은 일본 추리소설은 마츠모토 세이초의 점과 선이다. 스타일은 오래된 것이었으나 오래된 만큼 숙성된 맛이 느껴졌다. 김전일이나 코난 같은 가벼운 추리만화만을 보다가 정통 소설을 읽으니 그들의 저력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옛날에 쓰여진 만큼 말이 많다는 것이 큰 단점이었다. 하지만 21세기의 사회파 히가시노 게이고는 자로 잰 것 같은 깔끔함으로 군더더기를 모두 쳐냈다.
200페이지 남짓한 짧은 소설에 일본의 가족, 교육, 나아가 사회문제를 압축적으로 담아냈다는 점, 버릴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점에서 그의 다른 작품들에도 거는 기대가 심심찮다.
네 가족과 그들 사이에 끼어든 불륜녀 하나, 예상치 않은 그녀의 존재가 네 가족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보면 200페이지가 너무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