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를 두 개나 쓰고서 여는 글을 쓴다.
글 순서는 나중에 조정할 거니까 별 상관 없지만.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에 빠진 건 지난 여름이었다. 홀린 것처럼 MP3에 노래를 가득 채워 놓고 듣고 또 들었다. 슬프면서도 울림이 깊은 그 노래들 때문에 난 지금은 힘들더라도 나중에는 웃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주 개인적인 공간으로 이만큼 좋은 곳이 어디 있을까?
여기서만은 마음대로 어두워지고 센치해지고 가끔 발랄해져도 좋겠지.

아는 이 하나 없는 티스토리에서 농도짙은 고독을 느끼며, 커피와 음악과 책 한 권을.

Posted by 유운룡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호숫가 살인사건/네이버검색

목요일, 인터뷰를 본 후 앉은자리에서 바로 퇴짜를 맞았다.
생각해보면 얼토당토않은 희망사항이었고 꿈일 뿐이었는데, 돌아오면서 내 자신의 어리석음에 치가 떨렸다. 돌아와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방에 틀어박혀 잠을 잤다. 다음날, 금요일도 그렇게 공으로 보내려다가, 아, 이러면 안되겠구나 싶었다.

이상한 위기감 같은 것을 느끼고 무작정 걷고 걸었다. 어느새 전철역 두 개 거리를 지나 시립도서관에 도착했다. 무작정 대출실로 들어가 눈에 보이는 책 두 권을 집어들었다. 하나는 얼마 전에 읽다 만 [파이 이야기]였고, 나머지 하나가 이 책이었다.

내가 최초로 읽은 일본 추리소설은 마츠모토 세이초의 점과 선이다. 스타일은 오래된 것이었으나 오래된 만큼 숙성된 맛이 느껴졌다. 김전일이나 코난 같은 가벼운 추리만화만을 보다가 정통 소설을 읽으니 그들의 저력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옛날에 쓰여진 만큼 말이 많다는 것이 큰 단점이었다. 하지만 21세기의 사회파 히가시노 게이고는 자로 잰 것 같은 깔끔함으로 군더더기를 모두 쳐냈다.

200페이지 남짓한 짧은 소설에 일본의 가족, 교육, 나아가 사회문제를 압축적으로 담아냈다는 점, 버릴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점에서 그의 다른 작품들에도 거는 기대가 심심찮다.

네 가족과 그들 사이에 끼어든 불륜녀 하나, 예상치 않은 그녀의 존재가 네 가족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보면 200페이지가 너무 짧다.

Posted by 유운룡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교보문고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집어든 건 우연이었다. 지난 여름 홍대 북 페스티벌에서 2000원에 파는 것을 덥석 집어들고 나서 여태까지 미루며 읽지 못했던 것이다. 이 책을 다 읽는 데 삼 개월이 넘게 걸렸다. 그러나 구보씨 역시 어지간히 게으른 성격이고 보면 이런 내 게으름 정도는 이해해 주리라 믿는다.

1934년에 출간된 박태원씨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읽은 지 오래되어 이 책과 어떤 관계로 이어져 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1934년도 판이 훨씬 더 짧고 간결했던 것만은 기억난다.

간략히 이야기하자면 '이 땅에서 소설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이토록이나 보잘것없는 것이구나' 하는 한탄과 더불어 '그래도 어쩌겠누, 주어진 운명이니 내 짧은 펜끝 가는 곳까지 가 봐야지' 하는 대책없는 희망이 섞인 내용이다. 서사가 아닌 개인의 의식을 따라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어떤 구체적인 메세지를 전하고 있는 것은 아니나, 큰 틀 안에서 보면 소설가 구보씨의 눈을 통해 그 시대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Posted by 유운룡

BLOG main image
음악과 독서감상이 올라오는 블로그 by 유운룡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3)
엽편소설 (0)
Chat (1)
독서감상 (1)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달력

«   2009/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 4,615
Today : 0 Yesterday : 0